발기부전치료제구매 대통령실, 대법원장 사퇴 요구 두고 “개연성·이유 돌아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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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또또링2 댓글 0건 조회 2회 작성일 25-09-19 08:22본문
발기부전치료제구매 대통령실은 여당의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 요구를 두고 15일 특별한 입장은 없다고 밝혔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등을 중심으로 제기된 요구에 일단 거리 두기를 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시대적·국민적 요구의 개연성과 이유에 대해 돌이켜봐야 할 필요가 있지 않나 싶다고도 밝혀 조 대법원장 사퇴 요구에 대통령실이 공감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전날 법사위원장이 공개적으로 대법원장의 사퇴를 요구했는데 대통령실의 입장도 마찬가지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아직 특별한 입장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사법부를 향한 민주당발 공세와 일정 정도 거리를 두고 관망하겠다는 것이 대통령실의 기본 입장으로 풀이된다.
강 대변인은 그러면서도 가장 우선시되는 것은 국민의 선출 권력이라며 시대적·국민적 요구가 있다면 임명된 권한으로서 그 요구의 개연성과 이유에 대해 돌이켜봐야 할 필요가 있지 않으냐는 점에서는 원칙적으로 공감한다고 밝혔다. 특별한 입장 없다는 말을 전제했지만 곧바로 이 같은 발언이 이어져 대통령실 역시 정 대표의 조 대법원장 사퇴 요구에 힘을 실은 것 아니냐는 추정이 나왔다.
특히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전날 밤 국무총리 서울공관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 정 대표와 머리를 맞댄 터였다. 이날 아침 정 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서 조 대법원장을 향해 사퇴해야 한다고 했고, 비슷한 시간대에 강 대변인의 원칙적 공감 발언이 나왔다. 이 때문에 조 대법원장에 관한 당정 간 의견 일치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됐다.
이재명 대통령의 이전 발언에서도 조 대법원장과 현 사법부를 바라보는 시각을 엿볼 수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1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여당의 내란특별재판부 추진에 반발하는 사법부를 겨냥해 그게 무슨 위헌이냐며 사법부 독립은 사법부 마음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주권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때인 지난 5월 대법원이 자신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하자 최후의 보루인 사법부를 믿지만, 총구가 우리를 향해 난사하면 고쳐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강 대변인의 브리핑은 또 다른 방향으로 불똥이 튀었다. 이날 오전 8시50분에 시작한 브리핑 내용을 토대로 대통령실이 조 대법원장의 사퇴 요구에 공감했다는 취지의 기사가 양산되자 대변인실은 40여분 뒤인 오전 9시34분 기자들에게 공지를 보내 대통령실은 시대적·국민적 요구가 있다면 임명된 권한으로서 그 요구에 대한 개연성과 이유를 돌이켜봐야 될 필요가 있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 또한 함의를 명확하게 알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고 이에 강 대변인은 오전 10시10분 다시 브리핑을 했다. 강 대변인은 2차 브리핑에서는 이 사안(조 대법원장 사퇴 요구)에 대해 원칙적으로 공감한다는 것은 오독이고 오보라며 앞뒤 맥락을 배제하고 한 부분만 떼어 쓴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이후 대통령실은 1차 브리핑 속기본에서 원칙적 공감 부분을 삭제한 채 기자들에게 배포했고, 논란이 되자 다시 원문을 그대로 복구해 재배포했다.
서울시가 내년도 서울 생활임금을 시간당 1만2121원으로 확정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는 올해 적용된 생활임금(1만1779원)보다 2.9%(342원) 상승한 금액이다. 정부가 지난 8월 고시한 2026년 최저임금(시간당 1만320원)보다 1801원 많다.
확정된 서울시 생활임금은 내년 1월 1일부터 1년간 적용된다.
적용 대상은 서울시 및 투자출연기관 소속 직접고용 노동자, 서울시 투자기관 자회사 소속 노동자, 시비 100% 지원을 받는 민간위탁기관 노동자, 매력일자리 참여자 등으로 총 1만4000여 탐정사무소 명이 해당한다.
이들은 주 40시간 근무(월 209시간)시 월 253만3289원을 받게 된다.
시 관계자는 생활임금 제도 운영을 통해 노동자들의 삶의 질 향상 등 약자와의 동행이라는 시정가치를 지속적으로 실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농부 유화영씨의 하루는 오전 5시30분에 시작한다. 식사와 새참을 준비하고 닭에게 모이를 준다. 아침을 먹고 채비해 밭으로 나간다. 해가 뜨거워져 ‘더 일하다가는 쓰러지겠다’ 싶을 때 집으로 돌아온다. 날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정오 즈음이다.
점심을 먹고 한숨 돌린 뒤 ‘농사일인지 집안일인지 요리인지’ 싶은 일들을 한다. 쪽파를 다듬고, 콩을 까고, 고구마순을 다듬는다. 해가 기울면 다시 밭으로 향한다. 해가 길면 하루 15시간도 일한다. 해가 짧으면 짧은 대로 한꺼번에 많은 일을 처리해야 해 숨 가쁘다. 계절과 날씨를 타지만 휴일은 없는 게 농부의 일상이다.
9년 차 농부 유씨를 충남 논산 한 카페에서 만났다. 2016년 서울을 떠나 이곳에 터를 잡은 유씨는 단호박, 감자, 양파, 쪽파, 당근, 들깨, 보리 등 다양한 작물을 농사짓는다. 평생 농사를 꿈꿨다는 그는 실제로 해보니 농사일이라는 게 육체적으로 아주 힘들다고 말했다.
기후재난 시대, 농사는 이런 노력을 배신한다. 그는 ‘농사만큼 정직한 게 없다’는 말도 다 옛말이라며 아무리 정성껏 가꿔놓아도 폭우에 한 번 쓸려가 버리면 아무것도 안 남고, 작물이 폭염에 다 타버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수십 년간 큰 재해가 없었다던 논산에는 2023년부터 2년 연속 ‘괴물 폭우’가 내렸다. 유씨네 밭에도 물이 들이쳤다. 하우스 두 동과 모든 농지가 손바닥만큼도 안 남기고 다 물에 잠겼다. 2년 전에는 허리까지 물이 찼고 작년에는 가슴 높이까지 찼다. 작년엔 한 번도 아니고 7월과 9월, 그렇게 두 번 비가 왔다고 그는 회상했다.
첫 폭우는 하우스 안에 수확을 앞둔 단호박이 주렁주렁 열려 있을 때 내렸다. 막 수확한 양파 1t은 하우스 바닥에 깔아 말리고 있었다. 유씨는 그해 양파 농사가 엄청나게 잘됐다. 지금까지 지은 것 중 제일 잘 됐는데, 그 양파가 물에 잠기는 걸 볼 수가 없어서 승용차로 10번을 날라서 구출했다고 말했다. 위험을 무릅쓰고 양파는 구해냈지만 단호박은 그대로 못 쓰게 됐다. 그는 ‘저걸 팔아야 돈이 되는데’하는 마음도 있었지만, 그전에 내가 죽을 똥 살 똥, 아글타글 애쓴 시간이 너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비 소식이 있는 날이면 강수량 예보에 상관없이 유씨는 마음을 졸인다.
폭염도 농사를 어렵게 만든다. 작물은 더위를 버텨내느라 작은 열매를 맺는다. 겨우 맺힌 열매가 땡볕에 삶아지기도 한다. 양파는 수확한 뒤 며칠 동안은 캔 자리에서 건조하는데, 날이 뜨거우면 땅과 닿은 부분이 납작해진다.
기후위기 때문에 농사에 드는 노력과 비용은 배가 됐다. 유씨는 사과 농사를 지으면 봄에 꽃을 솎아줘야 하는데, 요새는 냉해가 언제 올지 모르니 조금 따고 지켜보고, 조금 따고 지켜보는 식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잎사귀나 가지를 치는 일도 마찬가지다. 예전 같으면 한 번에 해버릴 일을 날씨 눈치를 봐가며 조금씩 하니 인건비가 몇 배로 든다고 설명했다. 생산비는 몇 배로 올랐는데 농산물 가격이 조금 올랐다고 논란이 되면 허탈한 마음이 든다. 그는 가격이 오른다고 농민이 떼돈을 버는 게 아니다. 그만큼 망한 농민이 많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후위기 최전선에는 여성 농민이 있다. 유씨는 여성 농민은 대부분 대형 농기구를 쓰지 않고 낫이나 호미 같은 작은 농기구를 이용하거나 맨몸으로 노동한다며 폭염·폭우 같은 기후재난에 직접 노출돼 있어 밭에서 일할 때면 생명의 위협을 느낀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성농민은 기후위기의 피해자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기후위기 해결의 주체다. 유씨는 농사는 탄소를 배출하기도 하지만, 방식을 조금만 바꾸면 탄소를 저장할 수 있다. 다른 어떤 산업도 하지 못하는 일을 여성 농민들이 하고 있다고 했다.
유씨가 속한 여성농민 협동조합인 ‘언니네 텃밭’은 친환경·유기 농업을 지향하고, 전통 농업 복원을 위해 토종씨앗을 지킨다. 친환경·유기 농업은 대표적인 온실가스 감축 활동이다. 토양의 유기물 함량을 늘려 대기 중 탄소를 저장한다. 유씨는 매년 귀향초, 사과참외, 검은찰옥수수, 쇠뿔가지, 제비콩, 보라완두콩 등 씨앗을 뿌리고 다시 거둔다. 우리 땅에서 자라온 작물을 매년 직접 심고 거두면 거대기업이 냉동고에 보관한 씨앗보다 기후위기 시대에 더 잘 살아남으리라고 믿는다.
당장의 수익만 생각하면 하기 어려운 일이다. 돈도 더 들고 손도 더 간다. 시장에서 선호하는 크고 예쁜 작물을 생산하기도 어렵다. 유씨는 개인에게만 맡겨두면 이런 농업을 이어가기 어렵다며 정부가 ‘기후생태직불금’ 등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농민들이 기존의 ‘관행 농업’을 생태적인 방식으로 전환하고 이를 지속할 수 있게 도와야 한다는 것이다.
유씨는 오는 27일 기후정의행진에 참여한다. 그는 개인의 실천은 너무 한계가 있고 언제까지 기업의 양심에 호소할 수는 없다. 개인이 할 수 있는 가장 큰 실천은 정치에 요구하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탄소를 덜 배출하는 사람들이 기후위기의 피해를 더 많이 보는 것은 옳지 않다. 더 많이 배출하는 집단이 더 많은 책임을 져야 한다. 이런 목소리를 전하기 위해 행진에 간다고 말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전날 법사위원장이 공개적으로 대법원장의 사퇴를 요구했는데 대통령실의 입장도 마찬가지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아직 특별한 입장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사법부를 향한 민주당발 공세와 일정 정도 거리를 두고 관망하겠다는 것이 대통령실의 기본 입장으로 풀이된다.
강 대변인은 그러면서도 가장 우선시되는 것은 국민의 선출 권력이라며 시대적·국민적 요구가 있다면 임명된 권한으로서 그 요구의 개연성과 이유에 대해 돌이켜봐야 할 필요가 있지 않으냐는 점에서는 원칙적으로 공감한다고 밝혔다. 특별한 입장 없다는 말을 전제했지만 곧바로 이 같은 발언이 이어져 대통령실 역시 정 대표의 조 대법원장 사퇴 요구에 힘을 실은 것 아니냐는 추정이 나왔다.
특히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전날 밤 국무총리 서울공관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 정 대표와 머리를 맞댄 터였다. 이날 아침 정 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서 조 대법원장을 향해 사퇴해야 한다고 했고, 비슷한 시간대에 강 대변인의 원칙적 공감 발언이 나왔다. 이 때문에 조 대법원장에 관한 당정 간 의견 일치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됐다.
이재명 대통령의 이전 발언에서도 조 대법원장과 현 사법부를 바라보는 시각을 엿볼 수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1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여당의 내란특별재판부 추진에 반발하는 사법부를 겨냥해 그게 무슨 위헌이냐며 사법부 독립은 사법부 마음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주권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때인 지난 5월 대법원이 자신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하자 최후의 보루인 사법부를 믿지만, 총구가 우리를 향해 난사하면 고쳐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강 대변인의 브리핑은 또 다른 방향으로 불똥이 튀었다. 이날 오전 8시50분에 시작한 브리핑 내용을 토대로 대통령실이 조 대법원장의 사퇴 요구에 공감했다는 취지의 기사가 양산되자 대변인실은 40여분 뒤인 오전 9시34분 기자들에게 공지를 보내 대통령실은 시대적·국민적 요구가 있다면 임명된 권한으로서 그 요구에 대한 개연성과 이유를 돌이켜봐야 될 필요가 있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 또한 함의를 명확하게 알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고 이에 강 대변인은 오전 10시10분 다시 브리핑을 했다. 강 대변인은 2차 브리핑에서는 이 사안(조 대법원장 사퇴 요구)에 대해 원칙적으로 공감한다는 것은 오독이고 오보라며 앞뒤 맥락을 배제하고 한 부분만 떼어 쓴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이후 대통령실은 1차 브리핑 속기본에서 원칙적 공감 부분을 삭제한 채 기자들에게 배포했고, 논란이 되자 다시 원문을 그대로 복구해 재배포했다.
서울시가 내년도 서울 생활임금을 시간당 1만2121원으로 확정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는 올해 적용된 생활임금(1만1779원)보다 2.9%(342원) 상승한 금액이다. 정부가 지난 8월 고시한 2026년 최저임금(시간당 1만320원)보다 1801원 많다.
확정된 서울시 생활임금은 내년 1월 1일부터 1년간 적용된다.
적용 대상은 서울시 및 투자출연기관 소속 직접고용 노동자, 서울시 투자기관 자회사 소속 노동자, 시비 100% 지원을 받는 민간위탁기관 노동자, 매력일자리 참여자 등으로 총 1만4000여 탐정사무소 명이 해당한다.
이들은 주 40시간 근무(월 209시간)시 월 253만3289원을 받게 된다.
시 관계자는 생활임금 제도 운영을 통해 노동자들의 삶의 질 향상 등 약자와의 동행이라는 시정가치를 지속적으로 실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농부 유화영씨의 하루는 오전 5시30분에 시작한다. 식사와 새참을 준비하고 닭에게 모이를 준다. 아침을 먹고 채비해 밭으로 나간다. 해가 뜨거워져 ‘더 일하다가는 쓰러지겠다’ 싶을 때 집으로 돌아온다. 날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정오 즈음이다.
점심을 먹고 한숨 돌린 뒤 ‘농사일인지 집안일인지 요리인지’ 싶은 일들을 한다. 쪽파를 다듬고, 콩을 까고, 고구마순을 다듬는다. 해가 기울면 다시 밭으로 향한다. 해가 길면 하루 15시간도 일한다. 해가 짧으면 짧은 대로 한꺼번에 많은 일을 처리해야 해 숨 가쁘다. 계절과 날씨를 타지만 휴일은 없는 게 농부의 일상이다.
9년 차 농부 유씨를 충남 논산 한 카페에서 만났다. 2016년 서울을 떠나 이곳에 터를 잡은 유씨는 단호박, 감자, 양파, 쪽파, 당근, 들깨, 보리 등 다양한 작물을 농사짓는다. 평생 농사를 꿈꿨다는 그는 실제로 해보니 농사일이라는 게 육체적으로 아주 힘들다고 말했다.
기후재난 시대, 농사는 이런 노력을 배신한다. 그는 ‘농사만큼 정직한 게 없다’는 말도 다 옛말이라며 아무리 정성껏 가꿔놓아도 폭우에 한 번 쓸려가 버리면 아무것도 안 남고, 작물이 폭염에 다 타버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수십 년간 큰 재해가 없었다던 논산에는 2023년부터 2년 연속 ‘괴물 폭우’가 내렸다. 유씨네 밭에도 물이 들이쳤다. 하우스 두 동과 모든 농지가 손바닥만큼도 안 남기고 다 물에 잠겼다. 2년 전에는 허리까지 물이 찼고 작년에는 가슴 높이까지 찼다. 작년엔 한 번도 아니고 7월과 9월, 그렇게 두 번 비가 왔다고 그는 회상했다.
첫 폭우는 하우스 안에 수확을 앞둔 단호박이 주렁주렁 열려 있을 때 내렸다. 막 수확한 양파 1t은 하우스 바닥에 깔아 말리고 있었다. 유씨는 그해 양파 농사가 엄청나게 잘됐다. 지금까지 지은 것 중 제일 잘 됐는데, 그 양파가 물에 잠기는 걸 볼 수가 없어서 승용차로 10번을 날라서 구출했다고 말했다. 위험을 무릅쓰고 양파는 구해냈지만 단호박은 그대로 못 쓰게 됐다. 그는 ‘저걸 팔아야 돈이 되는데’하는 마음도 있었지만, 그전에 내가 죽을 똥 살 똥, 아글타글 애쓴 시간이 너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비 소식이 있는 날이면 강수량 예보에 상관없이 유씨는 마음을 졸인다.
폭염도 농사를 어렵게 만든다. 작물은 더위를 버텨내느라 작은 열매를 맺는다. 겨우 맺힌 열매가 땡볕에 삶아지기도 한다. 양파는 수확한 뒤 며칠 동안은 캔 자리에서 건조하는데, 날이 뜨거우면 땅과 닿은 부분이 납작해진다.
기후위기 때문에 농사에 드는 노력과 비용은 배가 됐다. 유씨는 사과 농사를 지으면 봄에 꽃을 솎아줘야 하는데, 요새는 냉해가 언제 올지 모르니 조금 따고 지켜보고, 조금 따고 지켜보는 식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잎사귀나 가지를 치는 일도 마찬가지다. 예전 같으면 한 번에 해버릴 일을 날씨 눈치를 봐가며 조금씩 하니 인건비가 몇 배로 든다고 설명했다. 생산비는 몇 배로 올랐는데 농산물 가격이 조금 올랐다고 논란이 되면 허탈한 마음이 든다. 그는 가격이 오른다고 농민이 떼돈을 버는 게 아니다. 그만큼 망한 농민이 많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후위기 최전선에는 여성 농민이 있다. 유씨는 여성 농민은 대부분 대형 농기구를 쓰지 않고 낫이나 호미 같은 작은 농기구를 이용하거나 맨몸으로 노동한다며 폭염·폭우 같은 기후재난에 직접 노출돼 있어 밭에서 일할 때면 생명의 위협을 느낀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성농민은 기후위기의 피해자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기후위기 해결의 주체다. 유씨는 농사는 탄소를 배출하기도 하지만, 방식을 조금만 바꾸면 탄소를 저장할 수 있다. 다른 어떤 산업도 하지 못하는 일을 여성 농민들이 하고 있다고 했다.
유씨가 속한 여성농민 협동조합인 ‘언니네 텃밭’은 친환경·유기 농업을 지향하고, 전통 농업 복원을 위해 토종씨앗을 지킨다. 친환경·유기 농업은 대표적인 온실가스 감축 활동이다. 토양의 유기물 함량을 늘려 대기 중 탄소를 저장한다. 유씨는 매년 귀향초, 사과참외, 검은찰옥수수, 쇠뿔가지, 제비콩, 보라완두콩 등 씨앗을 뿌리고 다시 거둔다. 우리 땅에서 자라온 작물을 매년 직접 심고 거두면 거대기업이 냉동고에 보관한 씨앗보다 기후위기 시대에 더 잘 살아남으리라고 믿는다.
당장의 수익만 생각하면 하기 어려운 일이다. 돈도 더 들고 손도 더 간다. 시장에서 선호하는 크고 예쁜 작물을 생산하기도 어렵다. 유씨는 개인에게만 맡겨두면 이런 농업을 이어가기 어렵다며 정부가 ‘기후생태직불금’ 등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농민들이 기존의 ‘관행 농업’을 생태적인 방식으로 전환하고 이를 지속할 수 있게 도와야 한다는 것이다.
유씨는 오는 27일 기후정의행진에 참여한다. 그는 개인의 실천은 너무 한계가 있고 언제까지 기업의 양심에 호소할 수는 없다. 개인이 할 수 있는 가장 큰 실천은 정치에 요구하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탄소를 덜 배출하는 사람들이 기후위기의 피해를 더 많이 보는 것은 옳지 않다. 더 많이 배출하는 집단이 더 많은 책임을 져야 한다. 이런 목소리를 전하기 위해 행진에 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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